1. 예산 정하기의 중요성
본격적으로 어떤 맨션을 살 지 알아보기 이전에 정해야 할 것이 예산입니다. 흔히 자동차를 살 때 그돈씨라고 많이들 하는데 집을 살 때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처음엔 100 정도의 예산으로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던 것이, 여러 맨션을 알아보고 사진을 보다보면 100으로 살 수 있는 맨션은 더 이상 눈에 차지가 않아서 조금 더 보태면 이런 집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자기 최면을 걸어버리는 일이 저에게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매달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가 있기 때문에, 본인의 수입을 기준으로 미래에 있을 수 있는 돌발 사고에도 변제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를 두고 예산을 정해야 안전하게 집을 살 수 있습니다. 더욱이 한국과 다르게 일본에서는 집 값이 노후화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에 더더욱 현실적인 예산을 정해두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예산을 세워야 할까요?
2. 나에게 맞는 예산을 정하는 세 가지 방법
1) 연봉으로 계산하기
첫 번째 방법은 본인의 연봉을 바탕으로 예산을 정하는 방법입니다. 일본에서 자가를 구입할 때는 보통 연봉의 7-8배가 적당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은행에서 최대 연봉의 8배 정도의 대출을 승인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본인의 연봉이 500만엔이라면 은행에서 대출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은 3500만엔에서 4000만엔 정도라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만약 맞벌이 부부이고 부부 두 명 모두 일본에서 장기거주자격이 있거나 (영주권 등) 장기근속하고 있는 회사가 있다면 두 명이 함께 대출을 받는 페어론으로 최대 8000만엔까지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신용도나 근무조건, 회사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2) 저축 금액으로 계산하기
주택구입 자금은 은행에서도 나오지만 본인의 저금을 탈탈 터는 방법도 있겠죠. 총알을 많이 가지고 계실 수록 예산도 올라가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위의 500만엔 연봉이었던 사람이 은행에서는 3500만엔 정도를 대출 받지만, 저축이 2500만엔 정도 있다면 (3500+2500) 6000만엔 정도로 예산을 잡고 구매를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월급쟁이들이 그렇듯 연봉을 갑자기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기 때문에 본인의 자가를 구입하고자 마음 먹었다면 저축을 빡세게 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매달의 상환금액으로 계산하기
마지막으로 매달 얼마나 상환하는지도 고려하여 예산을 세워야 합니다. 보통 일본에서는 주택비용을 월급의 1/3 정도까지가 적당하다고 보는 인식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상환액을 계산할 수 있을까요? 주택론 상환 시뮬레이션(住宅ローン返済シミュレーション)을 검색해보면 매월 상환액을 계산해주는 서비스가 많습니다. 저는 스모(Suumo)를 사용해서 계산해보았습니다.
상환금액 계산기: https://suumo.jp/edit/simulator/loan.html
住まいのお金かんたん試算 SUUMO住宅ローンシミュレーション 月々の支払額を調べる | リクルー
999.9万円 (金利 99.9万円 + 元金 999.9万円)
suumo.jp
예를 들어 6000만엔의 주택을 35년 동안 변동금리 0.4%로 변제한다고 할 때, 다음과 같이 입력하면 됩니다.
만약 보너스 변제와 같이 비정기적으로 목돈을 납입하게 된다면 매월 납부해야 하는 금액은 줄어들게 됩니다. 위의 시뮬레이션에서는 보너스 변제를 하지 않는 설정을 했으므로 매달 15만엔 정도를 지불해야 합니다. 주택 비용을 월급의 1/3으로 계산할 때, 15만엔 정도를 지불할 수 있으려면 최소 45만엔 정도 월급을 받아야 한다는 계산이 됩니다. 테도리 (세후) 45만이라면 보통 750만엔 정도인데 연봉으로 계산할 때 연봉 * 8 정도의 대출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6000만엔이므로 이리 계산하나 저리 계산하나 마찬가지가 되기는 합니다.
3. 이외에 고려해야 할 점
그러면 연봉 750만엔을 받는 샐러리맨은 6000만엔짜리 맨션을 사면 될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1) 구입 시 필요한 추가비용
맨션을 구입할 때는 반드시 추가적으로 비용이 든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중고맨션이라면 구입 가격의 7-8% 정도, 신축맨션이라면 3-4% 정도의 추가 비용이 필요합니다. 또 맨션 구입 후 이사, 청소, 가구 구입 등 목돈이 정말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비용을 계산해주세요.
2) 살면서 드는 추가비용
일본 맨션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매달 수선적립금과 관리비를 납부합니다. 구입한 맨션 넓이에 따라, 건물의 축년수에 따라 금액이 비례하여 달라지는데 수선적립금 + 관리비로 2-3만엔 이상을 잡아야 합니다. (타워맨션의 경우 관리비가 더 비싸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위의 시뮬레이션을 따른다면 매달 15만엔을 은행에 납부하고, 수선적립금과 관리비로 3만엔을 내면 주거비에 18만엔이 들어갑니다. 또 구매 당시에는 수선적립금이 저렴하더라도 살면서 건물이 노후화되면서 청구 금액이 올라가기도 합니다.
3) 금리 변동의 가능성
2022년도 기준 일본에서는 과반수 이상이 변동금리를 선택해서 주택론을 계약했다고 합니다. 변동금리가 0.4% 내외에서 움직이는 반면 고정금리는 그보다 1% 정도 더 높은 1.4% 정도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자가 저렴한 변동금리를 고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금리 상승의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한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기준금리가 올라 주택론의 변동금리도 오를 경우 이자 부담이 커지고 매월 상환해야 하는 금액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변동금리로 주택론을 계약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금리 변동의 가능성도 고려해서 변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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