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올림픽을 기억하시나요? 실제로는 코로나로 2021년에 열렸었죠.
도쿄 올림픽 당시 선수들이 머물렀던 숙소가 도쿄도 츄오구 하루미 (東京都中央区晴海)에 있었습니다. 그 건물을 지을 때 도쿄도가 일본의 대형 디벨로퍼들에게 싸게 토지를 불하해서 건물을 지었고,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는 디벨로퍼들이 건물 내부를 고쳐서 분양 맨션으로 팔기 시작했습니다. 2020 도쿄 올림픽의 상징적인 마을인 셈이죠.
도쿄도가 워낙 싸게 땅을 제공했기 때문에 하루미 플래그도 처음엔 정말 싸게 분양을 시작했어요. 모두가 사랑하는 츄오구 주소임에도 판상형 맨션은 5천만엔대에 분양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저 하루미 플래그 누가 사냐 하는 식이었죠. 저도 그랬구요. 하루미 플래그의 가장 큰 단점이 역에서 멀다는 점이었는데, 가장 가까운 카치도키 역까지 자그마치 20분이나 걸립니다. 일본에서는 역까지 10분 이내가 아니면 자산가치가 크게 떨어져서 되팔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보통 고려도 안하는 물건인데요. 거기다가 하루미는 원래 쓰레기 소각장만 있고 아무것도 없던 곳이라 하루미 플래그 같은 큰 규모의 도시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동네에 아무것도 없어서 생활 면에서 별로 좋지 않다는 판단으로 하루미 플래그에는 관심을 한동안 두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도쿄 맨션 값이 조금씩 오르더니 하루미 플래그도 미친 가격이 되고 말았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다 1억엔을 넘었죠. (물론 아래 매물들은 평수가 좀 크긴 합니다)
하루미 플래그가 워낙 싸게 나왔다보니 업자들이 대거 분양에 참여해서 왕창 매물을 사놓고는 비싼 가격으로 되파는 것이 한동안 문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실제로 NHK에서 하루미 플래그의 40%의 매물을 법인이 샀다는 취재를 내놓았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jtRE-k53m0)
그런 와중에 도쿄의 집값은 계속해서 오르고... 위의 사진처럼 80헤베 이상의 매물들은 더 이상 1억 언저리로 살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제가 집을 산 2년 전에 비해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천만엔 가까이 올랐을 정도로 가격이 많이 뛰었습니다. 2-3년전만 해도 도쿄 23구 안에 축년수 10년 전후로 6천만엔대의 3LDK가 많지는 않았어도 종종 보였는데 이제는 6천만엔대면 치바나 사이타마로 가야 한다고들 합니다. 하루미 플래그도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저 넓이에 저 가격, 저 입지면 천사같이 보이는 현실이랄까요...
그래서 SKYDUO에 한 번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하루미 플래그에 남은 마지막 신축 매물이고, 유일한 타워맨션입니다. (TOWER5, 6 두 동으로 지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신축 맨션 판매할 때 몇 번에 걸쳐서 판매를 하는데 이번이 정말 마지막 판매입니다. 지난번 경쟁률은 천차만별이지만 높은 곳은 100을 넘기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루미에 실제로 가본 결과 19층 이상이어야 어느정도 뷰가 확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워맨션은 뷰가 중요하니까요. 특히 TOWER5의 동쪽, TOWER6의 북쪽 뷰는 눈 앞이 소각장 굴뚝이라서 이 두 방향은 제외하고 결정했습니다.
가격대는 가장 낮은 3층 7030만엔에서 시작해서 48층 1억 6천만엔까지 분포되어 있습니다. 여전히 꽤 많은 매물을 분양하는데도 불구하고 높은 경쟁률을 보일 것 같네요. 왜냐면 다들 이 정도 입지에 넓이면 분양 이후에 가격이 올랐으면 올랐지 떨어질거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특히 도쿄 23구에 패밀리층이 살만한 70헤베의 맨션 공급이 적다는걸 생각해봤을때 더더욱 그렇습니다. 처음과 비교해 하루미 플래그를 대하는 온도차가 정말 크네요.
하루미 플래그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https://www.31sumai.com/mfr/X1604/#!/ 페이지에 들어가셔서 엔트리를 하시면 모델하우스 예약하라는 안내 메일이 옵니다. 거기서 예약하시고 방문하시면 각 층별 가격과 평면도를 제공해주니 관심있으면 방문해보세요. 곧 마감하고 다음 달에 당첨 발표가 온다고 합니다. 과연 행운이 찾아올까요? 사실 높은 경쟁률 때문에 크게 기대를 안하고 있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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