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 리스트 작성해서 집안일을 효율화하기

저와 남편은 보통 집안일 분담이 되어있는 편인데요. 남편이 요리를 좋아하고 또 잘하기 때문에 남편이 평소에 세 끼 식사를 준비하고, 저는 식사 후에 설거지 및 부엌 청소를 담당하거나 각종 집안일을 하는 편입니다.

 

집안일 분담에는 항상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는 집안일에 대한 기준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에요. 한 사람에게는 해야하는 일인 반면 다른 한 사람은 이것까지 해야 한다고? 하는 인식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 저희 부부의 경우 보통 제 눈에 더러운 것들이 더 많이 보이기 때문에 결국 제가 참지 못하고 청소를 더 많이 하게 되는데요. 남편에게는 청소를 해도 하지 않아도 별로 신경이 안쓰이기 때문에 제가 얼마나 집안일을 하는데 시간을 쓰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섭섭한 일이 생기기도 해요. 하루종일 집안일을 해서 지쳐있으니 아이를 조금 더 돌봐줬으면 한다는 제 말에 남편은 집안일을 얼마나 했길래 그러느냐, 혹은 아이 키우는 집은 지저분한게 당연하니 집안일 좀 놓고 아이를 돌봐라 하는 요구가 나옵니다.

 

하지만 결국 해야하는 집안일

아이가 있으니 오히려 더 깔끔하게 집안을 유지해야 한다는 건 다들 동의하실거에요. 그런데 아이를 돌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집안일을 놓게 되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러다보면 집 전체가 더러워져서 청소 우선순위도 매기기 힘들어지고, 결국 대청소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놓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집안일을 루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어요. 평소에 매일매일 해야 하는 일을 정하고 그 루틴을 계속해서 반복하다보면 집안을 매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겠죠? 또 집안일을 목록화하고 거기에 들어가는 시간을 계량화하면 집안일에 얼마나 시간을 쏟을 수 있는지 시각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파트너와 집안일에 비슷한 시간을 투입해서 공동의 목표를 이룰 수 있어요.

 

집안일 리스트 만들기

먼저 종이와 펜을 들고 집안 곳곳을 돌아다녀봅니다. 저희 집은 대충 이런 구조의 집인데요. 각 공간별로 정기적으로 해야하는 집안일을 적어봅니다. 그 공간에 있을 때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더 잘 보이기 때문에 직접 방으로 들어가서 방 곳곳을 둘러보면서 리스트를 작성하면 좋습니다. 생각나는 대로 적고, 이 때 어떤 빈도로 청소해야 하는지도 적어두면 좋습니다. 만약 아직 정하지 못했다면 그냥 할 일만 적어둡시다.

 

우리 집에는 대강 이 정도의 집안일이 필요합니다.

 

할 일을 다 적었다면 이 단계에서 어플이 필요합니다. 저희는 Home Tasker(https://hometasker.io/)라는 어플을 사용해서 관리해보겠습니다. iOS에서도 안드로이드에서도 어플이 있으니 다운로드 받아서 테스트해보시길 바라요.

 

각 방을 리스트에 등록합니다. 그 다음 각 방들에 대해 위에서 리스트업 한 집안일을 등록합니다. (저희는 부부의 공용어가 일본어이기 때문에 일본어로 등록하고 있어요.) 모두 등록하고 날짜와 빈도를 지정하면 이렇게 리스트를 볼 수 있어요. 그러면 리스트를 보고 그 날의 할 일을 완료하면 됩니다.

 

 

주의할 점

일의 단위는 최소한으로

집안일의 단위를 작게 쪼개는 것이 좋습니다. 가령 욕실청소와 같이 크게 뭉뚱그려서 리스트를 만든 경우 매번 욕실청소 시간이 돌아올 때마다 욕실 천장과 벽, 바닥을 닦고 욕조를 닦고 개수구를 청소하고 물품을 놓는 선반을 청소한 다음 수전과 거울을 닦는다고 한다면 30분은 넘게 걸리겠죠? 아이를 키우는 집은 한꺼번에 뭉뚱그려 30분을 내기가 힘들기도 하고 시간 여유가 생기면 다른 일도 해야 하니까요. 최대한 일을 작게 쪼개서 틈이 조금 났을 때 하나씩 끝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가족들과 완료 기준에 대해 합의하기

각자 청소 완료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리스트업은 부부 중 혼자가 담당해서 하더라도, 완성된 리스트를 가지고 꼭 파트너와 이야기하는게 좋습니다. 저희 가족의 경우 빨래 돌리기는 단순히 빨래를 넣고 세탁기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집안 전체를 둘러보고 함께 빨래할 것이 있는지 찾아본 후에 세탁기를 돌리는 것이 완료 기준이구요. 세탁물을 접기는 반드시 옷장에 넣기까지 완료해야 합니다. 이렇게 목표에 대한 기준을 꼭 합의해서 조율하도록 하세요.

 

비슷한 일은 비슷한 요일에 지정하기

예를 들어 아이의 옷, 손수건 빨래를 하는 날에는 아이의 매트리스 커버도 같이 빨아주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날에는 아이 방 기저귀 쓰레기통도 함께 비워주면 좋겠죠? 이렇게 맥락과 장소가 비슷한 일은 비슷한 요일에 지정해서 한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집안일은 결국 모두 다 같이!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만큼 많은 대화를 통해서 집안일도 서로 같이 분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요즘 세상엔 특히 성인인 가족 구성원 모두가 직장에 다니다보니 시간이 금인 경우가 많잖아요. 할 일 리스트를 정리해놓고 함께 하는 연습을 하다보면 서로의 시간을 소중히 여길 수 있고, 또 공동체로서 팀워크를 기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집안일은 모두 다 같이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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